[울산 시립 미술관]
울산 시립 미술관은 울산 지역 문화 진흥과 문화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건립되어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예술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참여하고 체험을 제공하는 곳이다. 2022년 1월에 개관하여 많은 전시를 열어 어린이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창의적 사고와 예술적 감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집에는 토틀 피카소 책이 있다. 아이 6살쯤 중고로 들여왔는데 명화와 관련된 그림책이라 아이가 다소 따분해해 보지 않고 방치되어 있었는데, 이 책도 때가 있는지 요즘 엄청나게 읽고 있어 아이와 함께 여러 명화를 즐겁게 접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이중섭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직접 보여주고 싶다 생각했는데, 마침 울산 시립 미술관에서 근현대 미술 관련 전시를 진행하여 이중섭, 박수근 등 한국 작가들 그림을 볼 수 있어 지난 주말에 다녀왔다.
[울산 시립 미술관_한국 근현대미술 흐름 : 시대 울림]
<<한국 근현대 미술 흐름 : 시대 울림 >>
기간 : 2024년 3월 7일 ~ 6월 9일
관람 시간 : 10시 ~ 18시 (정기 휴무 : 월요일)
장소 : B2 1 전시실
작가 :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100여 명
작품수 : 110여 점
관람료 : 성인 1000원(울산 시민 500원), 어린이&청소년&경로 무료
한국 근현대 미술의 흐름 전 <<시대 울림>>은 190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미술의 맥락을 소개하는 전시이다. 이건희 컬렉션과 국공립 미술관 및 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근현대 미술 110여 점을 선보이며 '전통과 변용', '성장과 모색', '실험과 혁신', '소통과 융합'이라는 네 개의 주제로 구성되었다. 각 시대의 특수한 역사적, 사회적 배경 속에서 작가들의 시대 정신과 삶, 여러 양식들을 살펴볼 수 있고 한국 근현대 미술의 진면목을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만국 미술의 정체성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출처 : 울산 시립 미술관 ]
일요일에 방문했는데도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전시 관람은 울산 시립 미술관 홈페이지에서도 가능하며 사전 예매 없이 현장 발권으로도 가능하니, 지나가는 길에 들려도 좋을 듯하다. <<시대 울림>> 전시 도슨트 전시 해설은 주중 화~금에는 2시에, 주말 토~일에는 2시, 4시에 들을 수 있다. 미리 알고 2시쯤에 방문했는데, 어디서 사람들이 나타난 건지 많은 사람들이 몰려 도슨트를 띄엄띄엄 들었다.
[울산 시립 미술관_한국 근현대미술 흐름 : 시대 울림_리뷰]
<<시대 울림>> 전시는 '전통과 변용', '성장과 모색', '실험과 혁신', '소통과 융합'이라는 네 개의 주제로 1~4부를 구성하고 있다. 1부 '전통과 변용'은 개항 이후 서구의 새로운 사상과 문물의 수용으로 조선물 전통 화풍과 서화 유입의 영향으로 변화된 작품들이 있었다. 기억에 남던 건 이도영의 <기명절지>. 수묵화에 여러 색이 입혀 저 이국적이면서도 전통적인 느낌이 들어 시선이 갔다.
가장 시선이 가던 2부 '성장과 모색'. 광복 직후 작가 자신의 이념과 사상을 구체화하고 독자적인 화법을 표현하던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중섭 작가님의 <부부> 그림을 보는데 아이가 새 두 마리를 그린 거 같다고 이야기하자, 옆에서 보시던 관람객분이 닭 두 마리라고 알려주셨다. 그러고 보니 머리에 벼슬도 보이고 아이랑 닭 두 마리가 싸우는 건지 이야기하는 건지 어떤 장면인지 대화를 하며 그림을 보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중섭 작가님이 일본에서 돌아와 닭을 직접 기르며 관찰하고 그리셨다고. 그리운 와이프 분을 생각하며 닭을 부부로 의인화한 건가 싶었다.
장욱진 작가님의 그림을 본 건 처음이라, 작은 그림이지만 한참을 바라보았다. 책에서 본 장욱진 작가님의 작품은 주로 가족, 아이, 나무 새 등 일상적인 소재로 간결함이 귀엽게 느끼지는 그림들이 많은데 역시나 간결히 표현한 집의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김환기 작가님의 <산월>. 작년에 '선을 넘는 녀석들' 방송에서 김환기 작가님 관련 방송을 굉장히 재미있게 본 터라 그림이 무척 반가웠다. <산월>은 섬마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던 당시를 그린 그림으로 바다를 표현하는 푸른색 계열과 아늑한 산의 모습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작가님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느껴졌다.
이건희 컬렉션 이후로 알게 된 유영국 작가님의 그림. 그림뿐만 아니라 유영국 탄생 100주년 기념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5분의 시간 동안 다채로운 색감과 직선의 미가 돋보이는 작가님의 그림을 계속 볼 수 있어 좋았다.
3부는 '실험과 혁신'으로 한국 전쟁 이후 산업화 등 급속한 사회 변화에 혁신의 의지와 요구가 표현된 그림들이 많았다. 전시를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송수남 작가님의 <나무>였다. 어떠한 색채도 없이 먹만으로 그어 내린 선이 굵게 두 개 나열된 그림으로 단순하고 단순함에 제목으로 보고 생각이 많아졌다. 나무라는 제목처럼 나무의 일부를 표현한 것도 같았고 나무가 쭉 늘어선 숲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기도 했다. 먹의 특징인 번짐, 농도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는데 너무도 단순한 그림이라 한국적이면서도 조화로운 작품이라 생각 들었다.
그리고 박서보 작가님의 작품도 인상적이었다. 도슨트 설명에서 단순한, 이런 단색화 작품들은 완성된 결과물만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제작 과정과 행위 자체에서 창작의 본질을 찾으며 그것들을 고려해 관람해야 한다 하셨는데 새로운 관점이어 인상적이었다. 추상적인 표현으로만 알고 있던 작품들을, 제작과정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니! 이렇게 그림을 알아가는 게 참 재미있다 생각 든 시간이었다.
4부는 '소통과 융합'으로 1980년대 중반 이후 특정한 형식과 매체를 벗어나 개인의 내면세계나 시대적 담론을 표출,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시도한 작품들이 있었다.
아이랑 배영환 작가님의 <청춘> 작품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커다란 캔버스 위에 작은 알약들이 붙어 있는데 그 알약들이 모여 하나의 단어, 글이 되었던 것이었다. 산울림의 노래 '청춘' 노랫말을 적은 작품으로 아이랑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글자를 하나하나 맞춰가며 읽어가는데 아이도 제법 재미있어했다. 알약으로 표현한 건 의미가 있을까 나중에 찾아보니 암울했던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아픔의 흔적들이 약들로는 치료되지 않아 깊게 상처가 남았고 그 상처를 당시 유행했던 가사로 풀어낸 것이라 한다. 이런 사연이 있을 줄이야.
울산 시립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한국 근현대 미술 흐름 : 시대 울림>>은 한국 근현대 미술의 진면목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시대를 반영한 점들을 보다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느낄 수 있어 아이와 함께 유익한 시간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도슨트를 들으며 꼭 전시를 보고 한번 더 전시를 관람하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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